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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은 개인 스포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강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다. 아동이 바둑 수업에 참여하면서 또래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협력하고 경쟁하며 배우는 과정은, 사회성 발달의 중요한 촉진제가 된다. 이 글에서는 바둑 수업이 어떻게 또래 관계 형성과 증진에 기여하는지를 다각도로 살펴본다.
1. 공정한 규칙 속 상호작용 구조
바둑은 엄격하고 명확한 규칙을 기반으로 한다. 아이들은 이 규칙을 공유하면서 공정한 틀 안에서 또래와 소통하고 경쟁한다. 이는 경쟁 속에서도 공정함, 배려, 질서를 배우는 기회가 된다.
- 바둑을 두기 전 “잘 부탁해요”라는 인사
- 바둑 후 “수고했어요”, “좋은 수였어요” 등 예의 있는 표현 훈련
- 승자와 패자가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통해 건강한 경쟁관계 형성
2. 대면 소통과 정서적 교류 기회
바둑은 마주 앉아 눈을 마주치며 진행되는 활동이다. 디지털 게임과 달리, 물리적 공간과 감정이 공유되는 대면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들은 비언어적 신호, 눈맞춤, 표정 변화 등을 통해 타인의 감정을 읽고 반응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 또래 친구의 감정 읽기: “지금 긴장한 것 같아”, “기뻐 보인다”
- 감정 공유: “저 수는 무서웠어”, “이겼지만 네가 정말 잘 뒀어”
-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관계 속에서 공감능력과 친밀감이 자란다
3. 협동적 학습과 그룹 기반 활동
바둑 수업은 1:1 대국 외에도 조별 대국, 팀 토너먼트, 복기 발표 등 다양한 협력 활동이 가능하다. 아이들은 팀원과 함께 전략을 짜고, 결과를 공유하며 집단 내 역할과 책임, 의사소통 기술을 배우게 된다.
- 2인 1조로 함께 한 수씩 번갈아 두는 협동 대국
- 대국 후 서로의 실수를 함께 분석하며 복기 발표
- 토너먼트에서의 팀 응원, 승패 수용 과정에서 사회적 유대 형성
4. 갈등 상황에서의 감정 조절 훈련
바둑은 때로 긴장감이 높고, 상대와의 의견 차이가 생길 수 있는 활동이다. 이러한 순간들이야말로 갈등을 건강하게 조정하는 능력을 기르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 돌을 잘못 놓거나, 판정에 대해 이견이 생겼을 때 조율하는 법 훈련
- 패배로 인한 실망감을 감정적으로 풀기보다 언어적 표현으로 전환
- “다음엔 이 수를 조심해야지”, “좀 억울하지만 다음에 이겨보자” 등으로 자기 감정을 말하는 방식 습득
5. 학교생활로 확장되는 사회성의 바탕
바둑 수업을 통해 길러진 배려, 공감, 예절, 표현력은 또래 관계뿐만 아니라 교실 속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아동은 바둑이라는 활동을 통해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타인을 인식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학습하게 된다.
- 교사와의 관계에서도 예의를 갖추는 태도 증가
- 새로운 친구에게 먼저 말을 걸고 인사하는 긍정적 변화
- 그룹 활동에서 경청하고 양보하는 행동 증가
6. 다양한 사례와 실천 방안
- 소극적인 아동의 변화 사례: 경기도 H초등학교에서는 바둑 수업을 통해 말수가 적고 친구와 눈도 잘 마주치지 않던 2학년 남학생이, 수업 6주차부터 먼저 친구에게 대국을 제안하고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모습으로 변화하였다. 교사는 이 학생이 자신감을 얻게 된 계기로 바둑 수업의 반복적 대면 소통을 꼽았다.
- 다문화 가정 아동의 통합 경험: 서울의 한 국제초등학교에서는 한국어 사용이 서툰 외국 국적 학생이 바둑 수업을 통해 친구와의 물리적, 정서적 거리감을 좁히는 데 성공했다. 언어보다 직관과 돌의 움직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바둑은 문화적 장벽을 낮추는 연결 도구로 작용했다.
- 관계 중심 수업 구성 예시:
- 협동 바둑: 2인 1조로 함께 두며 서로의 수에 조언해주기
- 감정 나누기 활동: 대국 후 "이 수는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질문지 활용
- 칭찬 복기: 친구의 수 중 인상 깊었던 수를 적고 이유 쓰기
- 교사의 정서 중재자 역할:
- 판정 논란 시 학생 간 중재 방법을 가르치기
- 대국 중 발생한 감정 표현을 정서 언어로 바꿔주는 코칭
- 매 수업 후 '오늘 나의 태도' 셀프 체크리스트 작성 지도
- 바둑 수업의 사회성 평가 활용 가능성:
- 수업 중 관찰할 수 있는 행동 예: "먼저 인사함", "상대의 실수도 존중함", "차례를 기다림"
- 이를 바탕으로 사회성 발달 평가 체크리스트를 구성해 가정 또는 학교에서 피드백 도구로 활용 가능
7. 결론: 바둑은 사회성 훈련의 실전 무대
바둑은 혼자 하는 사고 훈련이자, 함께하는 정서 소통의 장이다. 아동이 바둑 수업을 통해 또래와 마주하고, 교류하고, 갈등을 조정하며, 협동하는 경험은 사회성 발달의 실제적 훈련 과정이 된다. 단순한 승부를 넘어서는 이런 상호작용이야말로, 바둑이 지닌 교육적 가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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