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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의 학습 성과는 단지 지능이나 환경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 중심에는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학습 동기가 존재하며, 이 동기를 효과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교육적 매개체가 중요하다. 바둑은 그 자체가 몰입과 도전, 성취의 심리 구조를 내포하고 있어, 아동의 학습동기를 자연스럽게 끌어올릴 수 있는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본 글에서는 바둑이 학습동기에 어떻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심리적 메커니즘을 통해 살펴본다.
1. 내재적 동기를 자극하는 구조
- 바둑은 외적 보상 없이도 게임 자체의 재미와 몰입을 통해 동기를 유발한다. 이는 심리학자 데시(Deci)와 라이언(Ryan)이 말한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이라는 내재적 동기의 3요소와 잘 부합된다.
- 아이는 자신의 전략대로 수를 두며 자율성을 경험하고, 대국을 통해 상대를 이기거나 나아지는 실력을 보며 유능감을 느끼며, 함께 두는 친구나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관계성을 충족하게 된다.
- 바둑은 수동적으로 지시를 따르는 학습이 아니라, 스스로 계획하고 결정하며 행동하는 자기주도적 게임이기 때문에 내재적 동기를 자극하는 데 효과적이다.
2. 성취 동기와 도전 욕구 강화
- 바둑은 점진적 난이도 상승이 가능한 구조로, 초보부터 고수까지 각자 수준에 맞는 도전을 제공한다. 스스로 느끼는 성장 경험은 학습에서 중요한 성취 지향적 태도로 연결된다.
- 미션 바둑, 문제 풀이 바둑, 한 줄 바둑 등 난이도 조절이 가능하며, 이는 아동의 **적정 수준 도전 영역(ZPD, 근접발달영역)**에 맞는 과제 제공으로 성취감을 유도한다.
- 성공 경험뿐만 아니라,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실감은 아동이 학습에서도 "조금 더 해보자"는 자기강화 기반 동기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3. 실패를 통한 동기 회복력 훈련
- 바둑은 이기거나 지는 게임이며, 실수를 피할 수 없는 활동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실패 수용, 감정 조절, 복기라는 경험을 통해 회복력을 훈련받는다.
- 잘못된 수를 복기하면서 "다음엔 이렇게 두면 더 좋았겠다"는 식의 건설적 피드백과 반성적 사고가 일어난다.
- 이러한 경험은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실패를 학습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인지적 태도로 발전하며, 이는 끈기와 재도전 의지라는 동기 회복력의 핵심 역량으로 작용한다.
4. 집중력과 몰입의 확장 효과
- 몰입(flow)은 동기 유발의 핵심 조건이다. 바둑은 단 몇 수만 두어도 아이가 몰입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시간을 잊고 집중하는 경험은 다른 학습 활동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 바둑은 제한된 공간과 명확한 규칙 속에서 지속적인 판단과 선택을 요구하기 때문에, 아이는 수를 둘수록 자연스럽게 **몰입 상태(flow state)**에 들어가게 된다.
- 아이가 바둑에 몰입하면서 얻게 되는 '몰입의 기억'은 이후 독서, 글쓰기, 수학 문제 풀이 등 다양한 과제 상황에서 비슷한 집중 상태에 빠지는 능력으로 이어진다.
- 몰입이 반복될수록 아동은 과제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과제 중심 동기(task-oriented motivation)**가 강화되며, 이는 자기주도 학습의 핵심 기반이 된다.
- 특히 바둑에서는 "다음 수는 어떻게 둘까", "상대방의 의도는 무엇일까" 등의 예측적 사고와 문제 해결 집중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주의 집중 시간 증가, 산만함 감소, 과제 지속 능력 향상이라는 전이 효과가 기대된다.
- 교실 수업에 적응이 어려운 아동, 주의가 산만하거나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 아동에게 바둑은 몰입의 훈련 도구로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5. 협동과 경쟁의 균형 구조
- 바둑은 1:1 게임이지만, 서로 배우고 존중하는 구조를 가르친다. 경쟁 상황 속에서도 상대를 존중하고 매너를 지키는 것이 중요한 룰로 작용하기 때문에, 아이는 자연스럽게 건강한 경쟁과 협동의 태도를 배우게 된다.
- 초보끼리 두거나 부모와 두는 과정에서, 아이는 비폭력적 경쟁 속에 협력과 배려를 동시에 익힌다. 특히 초보 아동끼리의 지도바둑이나 복기 활동은, 잘하는 아이가 덜 익숙한 친구를 도와주는 수평적 협력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 공동 복기, 전략 나누기, 함께 문제풀이하기 등의 활동을 통해 바둑은 협력 기반 동기와 자극적 경쟁 동기를 균형 있게 경험할 수 있는 교육 매체가 된다.
- 바둑 교실이나 소규모 리그에서 경험하는 또래와의 상호작용은 학습 동기를 사회적 상호작용 기반으로 확장시켜주며, 이는 향후 학급 내 협동 과제, 팀 프로젝트, 발표 활동 등에서도 큰 영향을 미친다.
- 따라서 바둑은 경쟁만을 강조하지 않고, 경쟁 속에서도 함께 배우고 나누는 공동체적 태도를 기르게 하는 훌륭한 도구라 할 수 있다. 초보끼리 두거나 부모와 두는 과정에서, 아이는 비폭력적 경쟁 속에 협력과 배려를 동시에 익힌다.
- 공동 복기, 전략 나누기, 함께 문제풀이하기 등의 활동을 통해 바둑은 협력 기반 동기와 자극적 경쟁 동기를 균형 있게 경험할 수 있는 교육 매체가 된다.
- 이는 또래 집단에서의 긍정적 학습 동기 형성, 학급 내 협력 학습 참여, 협동 과제 수행 등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6. 결론: 바둑은 심리 기반의 학습동기 촉진 도구
바둑은 아동의 내면에서 우러나는 학습 동기를 자극하는 탁월한 심리적 활동이다. 단순한 게임을 넘어선 바둑은 성취, 도전, 자율성, 실패 수용, 몰입이라는 학습심리의 핵심을 모두 내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아동은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학부모와 교사는 바둑을 교육적 놀이로 인식하고, 학습 전후 또는 주말 활동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바둑은 아이의 손끝에서 시작되지만, 마음속 깊은 동기를 일으키는 훌륭한 배움의 통로가 되어줄 것이다. 반복되는 수와 복기의 과정 속에서, 아이는 단지 바둑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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